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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우리는 도둑놈이다!” 광풍사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고함질렀다.
누가?
바로, 소어가.
그러자,
“우리는… 도둑… 놈들… 이다.” 너덜너덜하게 얻어터진 도적들이 무릎 꿇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내뱉는다.
소어의 이맛살이 흉험하게 찌푸려졌다.
“이것들 봐라? 정신 못 차렸지? 목소리 뭐야?! 아무래도 물리치료가 더 필요하겠는데?” 그 말에 도적들은 식겁하여 손사래 쳤다.
“아닙니다, 아닙니다요! 대협! 아닙니다!” “제발 그런 말씀 거두어주옵소서!” “목소리 크게 하겠습니다! 제바알!” 호들갑도 이런 호들갑이 없을 정도였다.
하나 실상을 안다면 누구도 그런 말 못 할 터.
광풍사 도적들은 금일, 필설로 형용 불가한 지옥을 체험한 까닭이다.
그러잖아도 소어의 손속은 구타적 측면(자칭 물리치료)에 있어 천하제일.
이미 수많은 사례(백무학관 생도 등)를 통해 입증된 사실이잖은가.

한데 더불어, 환골탈태까지 이룬 지금에야 두말해 무엇할까?
소어의 구타 능력은 더욱 진화해 이젠 거의 입신의 경지에 다다랐다.
‘그렇게나 많이 두들겨 맞았는데…’ ‘희한하게 아무도 죽지 않았어.’ ‘막무가내로 그리 패면서 어떻게 사혈(死穴)은 완전히 비껴간 거지? 저게 사람인가, 아니면 악마인가? 아니면 구타의 신인가?!’ 도적들의 눈에 소어는 지옥의 야차였다. 파워볼사이트
차라리 소어가 살인을 저질렀다면 초연하게 죽음을 받아들였으리라…….
왜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사천당문의 독에 당하여 고통스럽게 연명할 바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편이 낫다.’ 강호사의 오래된 십계명 중 하나다.
그만큼 고통이란 어떤 측면에서 죽음보다 더 두려운 공포인 것.
하나 소어의 구타는 그것들을 아득히 초월하였다.
이건 뭐, 기절하고 싶다! 아니면 차라리 그냥 죽고 싶다! 제발 죽여줘! 등의 끔찍한 소리가 절로 나오는 데도, 의식은 선명해지고 감각은 또렷해지니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지옥이 따로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목소리가 그것밖에 안 나와?” “잘못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파워볼게임사이트 대협!!” “마지막 기회 준다. 자, 다시 복명복창한다. 알겠나?” “알겠습니다!” “넵!”
도적들의 함성에서 의지가 확연히 느껴지자, 소어는 인상을 풀며 다시금 외쳤다.
“나는 도적놈이다!” “나는 도적놈이다!” “나는 인간쓰레기다!” “나는 인간쓰레기다!” “인간쓰레기는 쓰레기통에서 산다! 두 번 다신, 강호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 “인간쓰레기는 쓰레기통에서 산다! 두 번 다신, 강호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 “만약 또 한 번, 도둑질을, 하다가 걸리면 그땐 진.소.어 대협 밑에서 10년간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 구절은 차마 입 밖으로 내뱉기 힘들었지만, 후환이 두려웠기에 도적들은 광풍사가 떠나가라, 소리쳤다.
“만약 또 한 번, 도둑질을, 하다가 걸리면 그땐 진.소.어 대협 밑에서 10년간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될 것이다!” “그렇고말고. 착하게 살아. 날 다시 보게 되는 날이 니들 제삿날이니까, 알겠어?” “명심하겠습니다!” “구명의 은혜, 감사합니다!” “진소어 대협 만세!!” 어느새 도적들은 광신도 집단이라도 된 듯, 소어에게 큰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쿵!
-쿵!
-쿵!
개중에는 바닥이 부서져라, 이마빡을 들이박는 놈도 있었다.

물론 그들의 속내는, ‘제발 이제 좀 가라!’ ‘진심 저 새끼 언제 꺼지냐?’ ‘죽어라. 길 가다가 벼락 맞아 죽어!!’ 소어를 향해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지만.


“음… 이건 너무 크고…” “소… 소어야.” “이것도 들고 가려면 꽤 힘들단 말이지.” “야아… 파워볼실시간 이건 좀…” “아무래도 금원보랑 보석 위주로 챙기는 게 낫겠어. 안 그래, 소영아?” 왕소영의 얼굴에 민망함이 서렸다.
설마하니 소어가 이런 행동까지 할 줄은 몰랐던 탓이다.
이런 행동이란?
바로,
“뭣들 해? 내 말 못 들었어? 금원보랑 보석 위주로 한 짐 꾸려봐. 근사하게.” 광풍사에 쌓인 재물을 당당히 ‘지원 받겠다’며 나선 것이었다.
‘저런 도둑놈 새끼!’ ‘금원보랑 보석 위주로? 아주 그냥 기둥째 뽑아가지그래!’ ‘제발 죽어라, 제발!’ 어느새 정신을 차린 채주, 이가돈의 얼굴이 묘하게 뒤틀렸다.
적잖게 살았다.
무려 65년을 살았으니.

사람도 많이 만나봤다.
그간 대막을 지나는 표국은 물론이고, 유목민들에 이르기까지 오지게도 수탈해왔으니 살면서 만난 인간의 수가 인산인해임은 말할 필요도 없을 터.
하나 유일했다.
저토록 잔악무도하고 극악하며 후안무치한 인간은 정말, 처음이라고 이가돈은 생각했다.
“하핫… 대협… 그… 금원보랑 보석 위주로 들고 가시면 저희는…” 용기를 냈다.
반병신이 되도록 처맞은 건, 지난날의 업보라 여기자며 자위했고 지금이라도 나쁜 짓 그만두고, 막대한 재산으로 유유자적 살아간다면 그리 나쁜 인생은 아닐 테니까.
그러고자 한다면 이젠, 재산이라도 지켜야 한다.
하지만 그의 용기는 결국, “이 새끼가, 풀어주니까 또 정신 못 차리네.” 빠바바바박! 실시간파워볼
만용이 되었다.

“크윽… 억… 억… 죄송… 앗… 죄송!” 소어가 때린 곳만 골라서 또 때렸다.
이가돈은 울었고, 소어는 웃었으며 왕소영의 눈동자는 회까닥 뒤집힐 지경이 되었다.
‘진소어… 적으로 안 만나서 천만다행이다, 진짜…’ 하나 왕소영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어는 단호한 음성으로 도적들을 향해 청천벽력 같은, 사형선고를 내렸다.
“착각들 하지 마라. 내가 안 들고 간다 해서, 니들 재물이 멀쩡하게 남을 거 같아? 그렇게 처맞고도 정신을 못 차리네. 아예 홀라당 가죽을 벗겨서 사막 한가운데 던져 줄까? 니들한테 돌아갈 재물은 하나도 없다. 알겠나?” “대협…”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두려운 와중에도 심장이 철컹 내려앉는 끔찍한 소리에 도적 몇 놈이 대꾸했다.
그러자,
“오늘부로 광풍사는 모든 재물을 유목민들에게 기부하고 삭발한 다음, 파워볼사이트 단전을 폐한 뒤, 세상에 나타나지 않는다.” ‘저게…’
‘진짜 미친 새낀가?!’ 이건 그냥 죽으라는 소리다.
“대협! 살길은 열어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진 대협!”

하나 소어는 완강했다.
‘이런 인간들한테 자비를 베풀면 반드시 또 다른 악행을 저지를 거야.’ 소어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악인을 밟아줄 땐, 두 번 다신 재기할 수 없도록 완벽하게 밟아야 한단 것을.
어릴 적 할아버지도 남 대인을 손봐 줄 때 차라리 죽는 게 나을 만큼 폐인으로 만들어버리지 않았던가.
“자비란 인간에게 베푸는 거지. 너희 같은 쓰레기에겐 그런 거 필요 없다. 불만 있는 놈, 거수해. 아주 그냥 씹어먹어 줄 테니까.” -콰지직!
소어가 주먹을 꽉 말아 쥐며 내력을 끌어올리자 시퍼런 뇌전이 번개 줄처럼 번뜩였다.
그를 본, 도적들은 감히 거수할 엄두가 나지 않아 그저 망연자실한 얼굴로 닭똥 같은 눈물을 떨굴 뿐이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요!” “아이고… 이렇게나 많이!”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꼬…!” 유목민들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악명 높은 광풍사 도적들이 재물을 나눠주니 처음에는 황당하기도 했다.
하나 소어의 너스레와 격려가 이어지자, 그들은 때아닌 행운을 오롯이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행복해했다.

“여러분,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재물을 훔쳐 갈 도적들은 더 이상 없으니까. 오늘부로 광풍사 해체입니다.” 소어의 말에,
“만세!”
“만세!”
“만세!”
남녀노소 너 나 할 것 없이 만세를 부르짖었다.
‘캬, 이 맛에 좋은 일 하는 건가?’ 가슴이 묘한 뿌듯함으로 젖어들었다.
강호에 출도한 이래, 처음 베푸는 선행. 파워볼게임
뿌듯하기 그지없다.
‘할아버지. 저 잘했죠?’ -껄껄껄! 원, 녀석도 참! 다음부턴 악인이라도 너무 괴롭히지는 말려무나.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 음성.
하나 마음속엔 어느새 그 침묵의 음성이 스르르 번지기 시작했다.
소어의 얼굴에 한 줄기의 흐뭇한 미소도 함께 번져 나가는 순간이었다.


십일 뒤…….
“시원하긴 했지만, 모양새는 좋지 않았지. 정말, 누가 악인이고 누가 호인인지 모를 정도였다니까. 아니, 광풍사 놈들이 악인이라면 너는 악마라고나 할까? 아무튼 그랬어.” 파란만장했던 대막의 여정을 끝내고 소어 일행은 10여 일을 줄기차게 내달려 서안에 도착했다.
아직 목적지인 청해 만주장까지는 한참 남았지만, 기연도 얻었고 재물(?)도 얻었으니 소어는 그간 고생한 왕소영을 위해 한숨 돌릴 겸, 제법 고급스러운 객잔을 찾았다.
“모르는 소리. 만약 놈들의 단전을 폐하지 않았다면? 아마 다시 유목민들의 재물을 빼앗아 갔을걸? 이젠 내공은 물론, 간신히 거동할 정도로 곤죽이 됐으니 도적질 못 할 거야. 뭐,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지.” “진짜 철두철미하네? 어휴, 난 아무튼 너, 좀 무섭더라, 야.” “난 네가 더 무섭거든?” “뭐?”
“동경(거울) 봐. 무서운지, 안 무서운지.” “언제는 예쁘다며?” “그건 거짓말임. 아무튼, 거짓말임.” “풉…”
“하하.”
두 사람이 실없는 농을 주고받았다.
만년빙백정도 찾았겠다, 고생할 일도 없겠다, 눈앞의 식탁에는 산해진미가 즐비해 있겠다, 거기다 꽁돈까지 생겼으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상태다.
그때.
“욱…”
모처럼 음식다운 음식을 집어삼키던 왕소영이 구역질을 했다.

그러고 보니 안색도 좀 좋지 않은 것 같았다.
“괜찮아?”
“읍… 속이 울렁거리고 막, 머리 아파.” “아무래도 풍토병이 낫지 않은 모양이네. 하긴, 엄청난 강행군이었으니까 체력도 저하된 상태에서 무리도 그런 무리가 없었지.” “의원부터 들러야겠지? 이대로는 나 못 갈 거 같아.” “그럴 필요 없어.” “응?”
“내가 봐 줄게.” “야! 아서라.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너 의원도 아니잖아?” “너 후회할 소리 한다? 내가 웬만한 의원 뺨치는 수준인데.” “정말?”
“당연. 잔말 말고 방으로 들어가자.” “방…에는 왜?” “침도 좀 놓고, 뜸도 좀 뜨고. 약도 먹고 쉬어야지.” 소어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자, 왕소영도 하는 수 없이 일어났다.
“가자. 방으로.” “어? 으… 응.” 왕소영의 얼굴이 붉어졌다.
아무리 동행이라지만 외간 남자와 백주에 같은 객실로 들어가려니 민망했던 탓이다.
하나 잠시 후…….
저잣거리에서 침구류와 뜸, 몇 가지 생약을 지어온 소어가 왕소영의 이곳저곳을 시료하자, 그녀의 머릿속을 야릇하게 흔들었던 생각이 깡그리 사라졌다.
‘편안해.’
두통과 메스꺼움이 완벽하게 사라진 까닭이었다.
향긋한 쑥뜸 향이 코끝을 찔렀다.
왕소영의 심신을 괴롭히던 풍토 증상도 어느새 그렇게 사그라들었다.
“소어야.”
“응?”

“의술은 언제 배웠어?” “딱히 배우고자 한 건 아녔는데, 어릴 적 할아버지가 약수를 제조할 때 궁금증이 일어서 익혀뒀지. 할아버지는 무공뿐만 아니라, 내단술이나 의술에도 굉장히 능통하셨거든.” “대단하신 분이었구나. 아… 투신의 제자라니, 너도 참 기연 덩어리야, 정말.” 왕소영은 저도 모르게 경탄했다.
투신(鬪神), 모용천.
그 위대한 이름은 북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심지어는 왕소영의 부친인 북해궁주조차 평소 존경하는 인물로 모용천을 꼽을 정도였으니.
새삼, 소어가 그런 무림사 최강의 사내에게 사사 받았단 생각을 하자, 소어와 동행하게 된 일이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일이 끝나면… 다신 못 보겠지?’ 한겨울 서릿발 같은 그녀였다.
물론 마음씨 따뜻한 왕소영이지만 북해에서는 황녀만큼 존귀한 존재였기에 감히 누구도 그녀의 친구가 될 수 없었다.
때문에, 왕소영의 마음은 항상 허전했다.
또래의 동무가 생기면 어떤 느낌일까?
그런 궁금증을 품은 채, 외롭고 쓸쓸하게 살았다.

하나 소어를 만난 뒤, 그녀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정에 대한 호기심은…….
‘어머! 내가 무슨 생각을?’ 붉어진 얼굴을 손으로 감싸 쥔, 그녀가 다짜고짜 소리쳤다.
“야, 진소어!” “갑자기 왜 그래?” “피곤하니까 이제, 그만 나가! 어디 숙녀가 머무는 객실에 은근슬쩍 눌러앉으려고 그래?” “뭔 소리야? 눌러앉기는.” 소어가 말을 건네고선, 털석!
그만 그녀가 누워 있는 침상으로 덜컥 엉덩이를 들이밀고 걸터앉는 게 아닌가?
“꺄악! 저리 안 꺼져?” “푸하하!”
그렇게 한바탕 왕소영을 골려준 다음에야, 소어는 웃는 낯으로, “오늘은 푹 쉬어라. 내일부터 청해, 만주장까지 달린다.” 말을 내뱉고 왕소영의 객실을 나섰다.
그런 소어를 보며 왕소영의 입꼬리가 슬쩍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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